2011년 07월 26일
[단편] 술이야.
잔을 비우고 나면 문득 빈 잔이 마치 내 마음과 같게 느껴진다.
마음에 슬픔이 차오르듯 다시 한잔을 채우다가 날 떠나간 네가 미워서 나도 모르게 한참을 흉본다.
하지만 마음 달래지는 것 하나 없이 네 말투를 따라하고 있는 날 발견할 뿐이다.
사랑하는 이들은 서로 닮는다고 했던가.
우리 헤어져, 이제는 남이 되었는데도 나는 아직도 네 생각을 한다.
흘러넘칠 것 같은 눈물을 털어버리듯 다시 한잔을 비운다.
네 추억 하나에 네 흉 하나를 꺼낸다.
그러면 나 이렇게 슬픈 만큼의 너와의 추억들이 조금은 싫어질까봐.
이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서.
왈칵하고 쏟아질 것 같은 내 눈물도 숨쉬는 걸 잊을 것 같은 내 가슴도
네가 없는 꿈을 꾸지 못하는 내 머릿속도
이제 우리 남인 것을 나는 어느 하나 받아들이지 못해서.
채울 것 없이 텅 빈 잔과 병과 마음이 남게되면
네 추억을 내려놓듯 술값을 내놓고
여기 모인 빈것들 중에 내 마음만 집어들고
마치 도망치듯 자리를 떠난다.
얼마전 나가수에서 장혜진씨가 부른 술이야를 들으니, 그 노래에 담긴 가삿말의 느낌이 너무나 와 닿아서, 가사를 틀로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이런걸 쓰다보니 어색하네요.
-백만볼트-
# by | 2011/07/26 07:58 | 소설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