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볼트의 사색 [14]

(현재 배경음. 김진표 - 아직 못다한 이야기. (Feet BMK))

사색 열네번째 시간입니다.

나이롱 고3이다보니 대학문제로 방금도 어머님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기분전환 겸으로 제 보물상자를 꺼내어 과거의 유물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개중... 1999년. 제가 약 15세, 중2때 썼던 것으로 사료되는 물건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써있군요.



최고보다 최선이다.

→좌우명

어중이 떠중이 하지마라!

내가 한일에 책임을 져라!



첫장에 이렇게 써있군요. 최고보다 최선이다. 가슴이 뜨꺼워 집니다. 그래요. 중요한건 최고보단, 최선을 다했다는 자신의 노력이지요. 그리고 진정 최선을 다했다면, 어중이 떠중이도 아닐테죠. 내가 한일에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노력했겠죠.

그리고 이후부턴 글들이 계속 이어져 있군요. 욕도 조금.

본문을 정확하게 옮겨보죠. 제가 보기에도, 왠지 어려보이면서도, 슬프네요. 뭐 이해못하실 분들도 있으실겁니다. 제 가정환경에 대해 어느정도의 사전정보가 필요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공부? 흥. 어디서 엿 먹어서 그따구냐? 엉? 엿이나 더 빨아라 개같은 공부갔다 엿바꿔 먹어라. 염병알~ 이런 죽칠~ 으이Tlvkf. 오늘은 왜이리 기분이 엿같지? 아우씨~ 눈물 나온다. 젠장 서러워서 개쌔 김XX, 개쌔이 이XX. 그 잘난 공부 잘하고 부모님 말 잘 들어서 개같이 먹고 드럽게 살아라 시끼들아. 니들 특등급 인생 살때 나는 Tlvkf. 이 삼류인생 살란다. 젠장 진짜 눈물난다. 에잇~ 흑흑~ 서럽다. 서러워 이럴때 그toRl들은 엄마곁에 뽈뽈 달려가 찡찡대지? 이럴땐 친구가 더 최곤대. 그것도 나랑 비슷한 친구. 난 친구가 필요하다. 삼류인생 같이 살아줄 인생의 동반자 같은 시끼!~



정말 어리군요. 제가 생각해도. 욕이나 찍찍 해대면 다가 아니거늘. 중2때 저랬군요. 삼류인생이라... 옛날 기억이 납니다. 어느 테스트를 받아보니, 저에겐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하다고 했었죠. 소위 TV에서나 보던 그런 불쌍한 아이가 저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제가 TV를 보며 그 아이들을 동정하기보단, 다른 사람들이 저를 동정해 주는게 옳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질투 했었군요. 지금도 그렇군요. 지금은 뭐... 질투라기보단 부럽죠. 전 역시 아직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일을 제대로 책임지지도, 그렇다고 모든일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닌것 같네요. 슬픕니다.



1999.11.24. 내 생일.

난 혼자다. 이제까지 그것을 몰랐다. 난 환경이 평등하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슬프다, 나에게 있어서는 양심과 머리 등 밖에 없다. 난 어느 누구에게도 부럽지 않은 그런 부잣집 도련님처럼 막살았다.(?) 여하튼 내가 믿을것은 없고, 만약 믿을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다. 나. 그것만이 내가 믿을 것이다. 1999년 내 생일. 이제서야 난 내가 혼자라는 것을 알았다. 15살, 만14. 이제 나는 혼자만의 나만의 어긋나지 않은 인생다운 길을 걸어야 할때다. 난 눈물을 흘린다. 내 굵은 눈물은 내 마음의 양심이자 거울이요, 내 인생의 씨이자 밑바탕이 되어 내 인생의 열매를 맺어 줄 것이다.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일기장(?). 왠지 슬픕니다. 이런걸 내가 썼었구나 하고... 내가 이런걸 썼었구나 하고... 불쌍하네요. 제 자신이... 동정심이 생김니다.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 그날은 또 혼자계신 어머님께 무슨 말을 들었던 걸까, 무슨 잘못을 해서 어머니와 싸웠던 것일까? 또 말도 안되는 어리광을 부린 것일까? 부모님의 말씀은 모든게 걱정에서 우러나는 것인데. 나는 그날도 또 어리석은 어리광을 부린 것일까. 그날도 내가 방에서 울었을때, 어머니도 방에서 똑같이 우셨을까. 먼저가신 아버님을 혹시라도 원망했을까. 많은 회의감이 듭니다. 난 왜 항상 후회 하지 않겠다고 하며, 과거를 보고 그 속의 많은 잔재들에 후회하는 것일까.

삶이란... 항상 긍정적으로 살려고, 활발하게 살려고 노력해도... 꼭 그렇게만은 되지 않는 걸까요.

좋은 것들도 많았는데. 왜 하필 저는... 이 1999년도의 짧은 이야기가 적힌 수첩을 집어 들었을까요.

모를 수도 있었는데.

언젠가, 우리 가족을 위하며... 여러가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울지 않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세상엔 '모르는 게 약이다.' 라는 말이 정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 모든 것은 슬프더라도 알 수 있었다는게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추억이 되건... 슬픔이 되건... 악몽이 되건... 당신이 이제 다시 흙으로 돌아갈때. 느낄 수 있을것이라 믿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가 아주 어릴적 돌아가신, 병약하셨던 외할아버지.

그분도... 돌아가시기 몇일 전만 하셔도 정말 환하게 웃으셨는데.

뼈가 훤히 드러나는 몸으로도 손자와 놀아주시며, 정말 그렇게 행복하게 웃으셨는데.

어떤 인생을 살았건... 마지막엔 누구나 웃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모든 경험이, 어떤 삶이든 그것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당신이 이제 흙으로 돌아갈 때. 슬픔도, 고통도 모두 인정하며... 그것도 함께, 자신과 함께 사라져가며... 당신의 행복으로 바뀔꺼라 믿습니다.

[내 사랑의 끝은...아직 어리석다! 소년이여! 열정을 품어라! 큰 꿈을 가져라! 아직 넌 어리니까!]

-백만볼트-

by 백만볼트 | 2007/07/16 12:11 | 사색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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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씨부랑 at 2007/11/24 00:43
아정말 사는게 엿가타 친들아 온나 한잔 무코 주거보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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